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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 브랜딩 그리고 마케팅

소량 발주로 브랜드를 운영한다는 것 — 재고와 현금흐름의 딜레마

by B터 Life 2026. 8. 1.
많이 시키면 단가는 내려가지만 현금이 묶입니다. 적게 시키면 자금 부담은 줄지만 마진이 깎입니다.
1인 수입 브랜드를 운영하며 매 발주마다 반복하는 이 딜레마를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발주서를 쓸 때마다 매번 같은 계산을 반복합니다.

이번에는 몇 개를 시켜야 할까. 많이 시키면 개당 단가는 내려가지만, 그만큼 돈이 재고로 묶입니다. 적게 시키면 자금 부담은 줄어드는 대신 단가가 올라가고, 발주 횟수가 늘어나는 만큼 물류비와 신경 쓸 일도 늘어납니다.

중소기업중앙회 설문에서는 응답 기업의 62.7%가 최근 고환율로 인한 경영 부담을 '심각' 또는 '매우 심각' 수준으로 느낀다고 답했습니다. 정부가 수입 비중이 큰 중소기업까지 긴급 경영자금 지원 대상에 포함시킬 정도로, 환율은 이제 수입 기반 사업자에게 구조적인 변수가 됐습니다.


많이 시키면 마진은 남고, 현금은 묶입니다

필자는 유럽에서 제조하는 청력 보호 관련 제품을 국내에 독점 수입해 판매하는 브랜드를 혼자 운영하고 있습니다.

처음 발주를 넣을 때는 최소 주문 수량(MOQ)을 최대한 채워서 단가를 낮추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그런데 한 번에 대량으로 들여오면, 그 물량이 다 팔릴 때까지 들어간 돈은 그대로 재고 안에 묶여 있습니다.

재고가 창고에 쌓여 있다는 건 서류상으로는 자산이지만, 통장 잔고로는 존재하지 않는 돈입니다. 다음 마케팅 비용을 집행하거나 다른 제품을 준비하려 할 때, 정작 쓸 수 있는 현금이 없다는 걸 그제야 체감하게 됩니다.

발주와 결제 사이, 환율이라는 변수

해외 제조사에 발주를 넣는 시점과 실제 대금을 결제하는 시점, 그리고 물건이 통관을 거쳐 국내에 들어오는 시점은 전부 다릅니다. 그 사이에 환율이 움직이면 처음 계산했던 마진 구조가 통째로 흔들립니다.

발주 시점에는 남는 장사였는데, 결제 시점에는 환율이 올라 원가율이 높아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반대의 경우도 물론 있지만, 소규모 사업자 입장에서는 환헤지 같은 수단을 쓰기에는 거래 규모가 작아 사실상 환율 변동을 그대로 떠안는 구조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발주 수량을 정할 때는 판매 예측뿐 아니라, "지금 환율 구간에서 이 정도 물량을 결제해도 괜찮은가"라는 질문을 함께 하게 됩니다.

그래서 어떻게 발주 단위를 정하는가

정답이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혼자 운영하면서 나름대로 세운 기준은 있습니다.

 

첫째, 판매 속도가 검증되지 않은 신제품은 MOQ 최소 단위로만 들여와 반응을 먼저 확인합니다.

둘째, 이미 꾸준히 팔리는 제품은 최근 3개월 판매량을 기준으로 재고 소진 기간을 계산해, 현금이 묶이는 기간을 미리 가늠해봅니다.

셋째, 환율이 유리한 구간이라고 해서 판매 계획보다 과하게 발주량을 늘리지 않으려 합니다.

 

단가를 아끼려다 재고에 발이 묶이면, 아낀 단가보다 더 큰 기회비용을 치르게 되는 경우를 여러 번 겪었기 때문입니다.

이 글이 도움이 될 분에게

해외 소싱이나 수입을 기반으로 브랜드를 준비 중인 분, 혹은 이미 운영하면서 발주 수량 때문에 매번 고민하는 분이라면 참고가 될 만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인 재고 관리 이론은 대개 판매 예측과 리드타임을 기준으로 안전재고를 계산하라고 말합니다. 다만 1인 기업, 특히 수입 기반 브랜드에서는 여기에 환율이라는 변수가 하나 더 끼어든다는 점이 다른 부분이라고 느낍니다.

지금 창고에 쌓여 있는 재고가, 통장에 있었다면 무엇을 할 수 있었을지 한 번쯤 계산해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출처

  • 서울경제, "고환율 직격탄 맞은 수입 中企…정부, 14.9조 긴급 지원"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