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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 브랜딩 그리고 마케팅

아이슬란드 국가 브랜딩, 위기를 뒤집다

by B터 Life 2026. 8. 13.
아이슬란드 국가 브랜딩 사례를 다시 읽었습니다. 화산 폭발로 무너진 이미지를 정부가 아니라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직접 회복시킨 'Inspired by Iceland' 캠페인을 정리했습니다.

 

2010년, 아이슬란드의 한 화산이 유럽 전역의 하늘길을 막았습니다.

이때 세계가 아이슬란드에 대해 갖게 된 이미지는 딱 하나였습니다. '위험한 나라'

 

1부에서 다룬 뉴질랜드가 정부 주도로 25년째 같은 슬로건을 밀어붙인 사례였다면, 이번 2부는 정반대입니다.

아이슬란드는 정부가 아니라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을 브랜드의 얼굴로 세웠습니다.


화산이 무너뜨린 이미지

2010년 에이야피얄라요쿨 화산 폭발로 유럽 항공 교통이 사실상 마비됐습니다.

여기에 2008년 금융위기로 이미 흔들리던 경제까지 겹치면서, 아이슬란드는 '위험하고 불안정한 나라'라는 이미지에 갇혔습니다.

관광청 격인 '프로모트 아이슬란드'가 맞닥뜨린 과제는 명확했습니다.

화산 폭발 자체를 없던 일로 만들 수는 없으니, 이 부정적 이미지를 뒤집을 다른 방법이 필요했습니다.

국민을 미디어로 만들다

2010년 시작된 'Inspired by Iceland' 캠페인의 핵심 전략은 단순했습니다.

정부나 광고가 "아이슬란드는 안전합니다"라고 말하는 대신, 아이슬란드 국민이 자신의 일상을 직접 SNS로 공유하도록 했습니다.

대통령과 팬케이크를 먹는 모습, 산악 구조 훈련에 참여하는 모습, 전통 스웨터를 뜨는 모습, 오로라를 보러 나가는 모습까지 — 평범한 일상이 그대로 콘텐츠가 됐습니다.

그 결과 인구의 90%가 이 캠페인을 알게 됐고, 절반 넘는 국민이 직접 참여했습니다.

10주 만에 아이슬란드는 주요 시장에서 '안전한 여행지'로 인식이 바뀌었고, 방문객 수는 27% 늘었으며 경제에는 약 1억 6500만 파운드가 추가로 유입됐습니다.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가장 확실하게 느낀 것도 비슷합니다.

아무리 정성 들여 쓴 상세페이지보다, 실제로 착용해본 분이 남긴 후기 한 줄이 구매를 훨씬 더 빨리 움직입니다.

브랜드가 직접 "우리 제품 좋습니다"라고 말하는 것과, 써본 사람이 "저는 이래서 좋았어요"라고 말하는 것은 신뢰의 무게 자체가 다릅니다.

아이슬란드는 이 원리를 국가 단위로 그대로 실행한 셈입니다.

위기를 숨기지 않았다는 것

이 캠페인에서 제가 가장 인상 깊게 보는 지점은 따로 있습니다.

아이슬란드는 화산 폭발이나 경제 위기를 지우려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우리는 이런 나라입니다"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쪽을 택했습니다.

 

1인 브랜드를 운영하다 보면 콜드스타트 구간, 즉 매출이 안 나고 재고만 쌓이는 시기를 어떻게든 감추고 싶어집니다.

잘되는 것처럼 보이는 게 더 안전하다고 느껴지니까요.

그런데 아이슬란드 사례를 보면, 위기를 감추는 것보다 위기 이후에도 여전히 남아있는 진짜 모습을 보여주는 쪽이 더 빠르게 신뢰를 되찾는 길이었습니다.

완벽해 보이려는 시도보다, 지금 있는 그대로를 정직하게 드러내는 쪽이 결국 더 강한 설득력을 가진다는 걸 이 캠페인이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맺음말

뉴질랜드가 '흔들리지 않는 메시지 하나'로 브랜드를 쌓았다면, 아이슬란드는 '숨기지 않는 진짜 모습'으로 무너진 브랜드를 다시 세웠습니다.

 

방식은 다르지만 결국 두 나라 모두 브랜드의 힘은 꾸며낸 완벽함이 아니라 일관되게 유지한 진심에서 나온다는 걸 보여줍니다.

작은 브랜드일수록 위기 앞에서 숨고 싶은 게 당연하지만, 오히려 그 순간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것이 더 멀리 가는 길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출처

  • Creative Bloq, "How Brooklyn Brothers and Islenska branded a country" (2012)
  • American Marketing Association, "How Iceland Rode a Social Wave to Tourism Success" (2024)
  • Tourism Review, "Inspired by Iceland: Successful Tourism Promotion Campaign"